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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행자/정신 및 마음건강

생각을 표현하는 어려움, 신체화 증상으로 이어져

by 마음 여행자 2022. 5. 14.

 

 

 

 

생각을 표현하는데 어려움, 과잉보호로 인한 경험 부족

 

최근 배우 신소율이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그녀의 고민은 자기 의견이나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것에 괴로움을 호소했다. 평소 미투 운동 등 SNS를 통해 소신 발언을 해오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라 의외로 느껴졌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맞닥뜨리게 되는 부당함을 솔직하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자책과 후회를 하고 심하게 몸이 아프다고 한다. 그녀는 여러 주제나 사회 현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했다. 발언하고 싶은 주제가 있고 그 부분에 있어 자신의 소신이나 생각을 말하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오은영 박사는 신소율이 편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진단했다. 일단 그녀가 때와 장소, 그리고 사안, 그것을 말하는 대상에 따라서 표현에 담긴 의미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런 것을 고려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자녀 출산 계획 역시 보통의 인사치레 정도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표현 그 자체를 지나치게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문화적 특성에 따라 통용되어 표현되는 일반적인 의미에 지나치게 자신의 주관적 의미로 해석하는 경향이 높은 것이다. 한마디로 사고의 융통성이나 유연성이 빈약하다는 말이다. 이런 사고의 경직성을 가진 사람의 특징은 어린 시절 부모의 과잉통제 혹은 과잉보호로 인해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감정들을 표현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조정해나가는 경험의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을 통해 삶의 다양한 레퍼런스를 축적하면서 어떤 문제나 주제에 대해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한다. 그녀는 출산에 대한 어떤 자기 의견이나 가치관이 없다 보니 어떻게 말을 하고 반응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일상생활이나 현실에서 맞닥트리는 당황스럽고 조금 난처한 상황이 분명 생긴다. 이때 대응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거나 의견이 뚜렷하다면, 큰 문제가 없다. 사람을 만나는데 두려움보다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녀는 지나친 정직성 말고는 별다른 것이 없기 때문에 늘 이런 주제가 나올 때마다 당혹스럽다. 두렵고 긴장되며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대화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꺼낼 수 있는 레퍼런스가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린 시절부터 외동딸이었던 그녀에게 지나친 허용을 해준 부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불안은 무엇을 억압하고 제한당할 때뿐만 아니라 오히려 어떤 통제도 없이 모든 걸 허용해줄 때도 일어난다. 즉 그녀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말은, 어린 시절 그리고 학창 시절 성인이 되면서까지 남들에 비해서 대인관계에서 오는 갈등이나 피드백을 받고 조정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 등을 정립하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경험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말이다. 만약 자퇴를 결심한 상황에서 부모가 흔쾌히 받아준 것은 (물론 자식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 문제에 대한 진지하고 치열한 대화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꺼내 부모나 친한 친구,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나 의견을 나눌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혼자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진단하고 헤아리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기 생각에 대한 확신감을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 고민의 핵심적 원인은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자기 확신감의 결여다. 남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태도도 문제다. 하지만 그녀처럼 남들이 뭐라고 해도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어떤 자신감이나 확신이 빈약한 것도 문제로 나타난다. 지나친 억압과 통제 속에 자라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모든 것을 허용해주는 것도 성인이 된 아이의 자립이나 대인관계에 좋지 않다. 그러나 그녀는 단지 경험이 부족이 부족한 것뿐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자기 의견을 말하는 연습을 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경험을 쌓아가면 된다. 

 

 

 

 

신체화 증상의 한 사례

 

이렇게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긴장, 스트레스가 오래 누적되면 신체적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출산 계획을 묻는 지인의 안부에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구토 증세를 보였고 이밖에도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날에는 심한 자책과 스트레스로 두통, 소화 기관 문제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는 신체화 증상의 한 사례를 잘 보여준다. 신체화 증상이란 심리적인 이유가 원인이 되어 몸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신체화의 뜻을 살펴보면 마음의 문제가 몸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마음과 몸이 서로 연결되어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서, 몸이 아파서 우울하기도 하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이 심해서 몸이 아플 수 있다. 그러나 엑스레이나 일반적인 신체검사 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심장이 빨리 뛰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검사를 받기도 하고 위경련이나 소화 문제가 발생하면 내과에 가서 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이때마다 심장이나 위에는 별다른 이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심장이나 위, 혹은 머리나 귀가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신체 부위에 문제가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것이 신체화 증상의 특징이다. 주의할 것은 신체화 증상이 꾀병과는 다른 것이다. 신체화 증상의 원인은 환자의 심리적 상태에 있다. 그녀 역시 병원을 다니며 받은 결과도 모두 문제가 없었다. 그녀의 사례처럼 불안이나 우울감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반드시 몸이 아프거나 문제를 일으킨다. 일반적으로는 두통이나 복통에 시달리지만 심한 경우 위경련과 이명 증세, 과호흡 등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대뇌에 서 어떤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하면 위급 상황임을 인지하고 여러 장기들에 긴급신호를 알린다. 그러면 각 장기들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고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 과정에서 신체화 증상이 발생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대뇌의 반응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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