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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행자/정신 및 마음건강

결핍을 다루는 현명한 방법

by 마음 여행자 2022. 5. 28.

사랑의 결핍을 다루는 현명한 방법

이번 칼럼은 개인적인 과거사와 마음 챙김 명상 수행을 통해 겪은 변화에 대해 말해야겠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주제라고 생각한다. 사랑의 결핍이다. 어릴 적 제대로 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성인이 되서도 많은 대인관계와 삶의 만족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필요할 때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랑은 분명 불행하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분명하게 우리는 자신의 결핍을 돌볼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다. 마음 챙김 명상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내면의 힘을 발견하게 한다. 어릴 적 결핍과 마음 챙김 수행을 통해 변화된 나의 삶을 적는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결핍의 뜻, 인간에게 마땅히 있어야할 사랑의 결여

결핍의 뜻은 정상적으로 또는 필요한,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부족하거나 모자란 상태를 의미한다. 결핍의 뜻은 비타민 부족, 영양분 부족처럼 일상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인간에게 마땅히 있어야할 것에는 부모의 조건없는 사랑도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존재 자체로 자신이 마땅히 사랑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생존을 위해 오랜 시간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좋든 싫든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생존 방식이자 인정 욕구의 출발이다. 세상에 조건 없이, 아이를 사랑하는 의도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 그만큼 결핍이나 결여없이 아이에게 사랑을 채워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떤 누군가는 자신의 한 평생을 어릴 적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결핍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기도 한다. 그만큼 의존적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면 한 인간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어쩌면 거의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채워지지 않은 결핍과 결여를 어떻게 다루는 것이 현명할까. 대부분은 결핍을 채우기 위해 타인의 인정에 과도하게 매달리고 집착한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자신을 잃어버린다. 자신은 없고 타인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중요한 에너지 자원들을 소진시킨다. 만약 부모로부터 부족한, 잘못된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를 달리 변화시킬 수 없는 걸까.

 

마음챙김 명상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다

나는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랐으며 존재를 부정하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자랐다. 부모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그런 시간들을 겪고 스무 살 성인이 되었는데, 십 년도 넘은 지금까지 그때의 경험들이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신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불신으로 점철되었다. 연인이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도, 어릴적 결핍된 사랑을 받으려는데 집착했으며 의존적인 경향도 강했다. 나는 부정과 악순환의 연쇄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자기 자신과의 부정적 관계를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관계맺음에 있어서 건강하게 사랑하고 사랑받음을 할 수는 없는 걸까. 나는 명상을 통해 그리고 관련 서적을 통해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갔다. 마음 챙김 명상에서의 자기 자비는 그동안 비판적이며 불친절한 나와의 관계를 깨닫게 해주었다. 또한 마음 챙김을 지속적으로 수행을 하는 것이 조건 없는 사랑과 연민의 태도로 나와 관계맺는 일임을 알았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관계였다. 한 번도 이런 연민의 태도로 자신을 대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고 몇 달간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나아지려는 노력의 시간이 스트레스가 되는 모순이 되었다. 끊임없이 내부의 목소리는 새로운 연민과 자비의 목소리를 거부했으며 오랜 습관인 부정적인 말들이 다시 나를 가득 채웠다. 그럴 때마다 뭐든 실천할수록 강화된다는 말과 1%라도 좋으니 나를 친절하게 대해보자고 의도를 계속 일깨웠다. 어쩌면 지금까지 인생 전반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니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내심을 가졌고, 무엇보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에 절박했다. 변화는 조금씩 조금씩 찾아왔다.

 

결핍과 결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명상의 시간 동안 강화시키려고 했던 자기 연민과 자비의 태도가 일상에서도 발현되었다. 자비의 태도로 마음 챙김 명상을 수행할수록 힘든 상황에서도 자비의 힘을 더욱 강하게 체감했다. 상황 자체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주저앉지만은 않았다.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었다. 실수나 못마땅한 일이 생겨도 반사적으로 자책이나 책망하는 대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비에 대한 상당수의 오해는 손쉽게 자기을 용서하고 문제를 회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였다. 연민과 자비의 태도는 부정적인 것이든 잘못된 것이든 모두 바라보며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힘들 때일수록 더욱 자신을 위로했으며, 앞길이 불확실해서 막막하지만 나를 지지하고 격려해주었다. 이렇게 외부 상황이나 경험과 관계맺는 방식도 변했지만 내 자신과 관계맺음의 태도도 변화했다. 어릴 적 부모가 채우지 못한 사랑은 채울 수도 없고, 채워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여전히 결핍과 결여가 마음에 자리하고 있지만, 자비와 연민의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연습을 할수록 나의 결핍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위로하게 되었다. 이 모든 주고받음을 외부의 조건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채우려고 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를 향한 조건 없는 사랑과 자비의 마음은 오로지 나 자신 스스로만 할 수 있음을 깨달아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결핍과 결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인간관계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과거의 결핍을 채워주고 변화시켜줄 사람만을 쫒게 된다면 그 관계는 나를 위한 것도 상대를 위한 것도 되지 못한다. 서로를 소외시키는 관계는 건강하지 못하다. 반면에 자신과 관계를 수용과 연민의 관계로 변화시킨다면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도 서로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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