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의 중요성을 살펴볼 것이다. 공감에는 인지적, 정서적 공감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본 포스팅은 공감능력의 중요성에서 더 나아가 이 능력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의 괴로움을 살펴본다. 바로 공감피로라고 불리는 것이다. 본인도 해당되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공감 능력 중요성, 그리고 공감 피로
공감 능력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매우 필수적인 능력이다. 특히나 요즘 시대처럼 관계 소비되듯 빠르게 형성되고 사라지는 풍토에서는 누군가의 마음이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이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이야기하고 이해받길 원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사회는 자신의 이야기만을 말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언젠가는 공감 능력이란 것이 퇴화할지도 모른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마는 공감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더불어 이와는 반대처럼 보이는 공감 피로에 대해서도 알아보려고 한다. 공감 피로란 최근 예민한 기질과 피상적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인해 생겨난 용어다.
공감능력의 중요성과 공감 피로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는 것은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감 피로에 관한 내용은 어떻게 하면 지나친 공감 능력을 잘 조절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다룬다는 점에서 공감능력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불리는 공감능력의 의미인 정서적 공감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지적 공감에 대해 알아보고 지나친 공감능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를 어떻게 조절하며 현명하게 발휘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정서적 공감 능력
공감력이란 간단히 말해 남이 느끼는 것을 자신도 함께 느끼는 것을 뜻한다. 공감력의 뜻을 보면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상대방 자신이 아닌 제삼자도 짐작하고 느낄 수 있는 있다는 말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참 신기한 능력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거울 뉴런이라 불리는 신경 네트워크 때문이다.
1990년 신경과학자들에 의해 처음 밝혀진 거울 뉴런의 정체는 우리가 단순히 타인을 개념적 추론에 의해 머리로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방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공감이란 단어의 뜻은 바로 거울 뉴런에 따른 모방 능력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누군가 사랑하는 이와 이별했거나 끔찍한 고통을 당했을 때, 그것을 듣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그런 일을 겪고 당한 사람처럼 상대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쓰는 공감의 의미다. 이런 공감을 정서적 공감이라고 한다. 최근 오은영 박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는 걸 볼 수 있는데, 대체로 민감성이 타인보다 높은 사람은 이 정서적 공감능력의 수치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김윤아 편을 보면 초(超)민감자, 엠패스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안테나나 레이더망으로 따지자면 수음력이 너무 지나쳐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를 일으키는 성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람을 HSP로 분류하는데, 초(超)민감자는 이를 훨씬 뛰어넘어 상대가 처한 상황에서 느낄 감정의 깊이를 있는 그대로 겪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김윤아 편에서 번아웃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상대의 기분이나 감정, 필요로 하는 것을 자신이 원치 않아도 워낙 감각이 발달해 있어서 빠르게 파악하며 있는 그대로 흡수해 버리거나 심지어 증폭되어 겪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성향의 사람은 많은 에너지가 쓰이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공감력이 낮아도 문제지만, 김윤아처럼 공감력이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체로 예술가들은 이러한 정서적 공감능력이 남들보다 높아서 삶을 살아가는데 작고 사소한 문제에서도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정서적 공감능력이 높다는 것은 사소한 자극도 크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러한 성향을 창작이라는 예술로 전환시켜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인지적 공감 능력
당연히 공감 능력은 중요하다. 공감 능력의 중요성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나타내는 하나의 증거다. 인간은 함께 살아가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감 능력이 필수적으로 중요하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정서적 공감 능력 이외에도 인지적 공감 능력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인지적 공감 능력은 정서적 공감 능력과는 차이가 있다. 정서적 공감 능력은 인간의 본능처럼 반사적 작용과 비슷하지만, 인지적 공감 능력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인지적 공감 능력은 기본적으로 상대와 나의 입장이나 처지가 다름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건강하고 성숙한 의미에서 공감 능력이 높다는 것은 바로 이 인지적 공감 능력의 뛰어남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교육과 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책이나 여러 인생 경험, 다양한 방면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야 상대가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살아온 환경, 타고난 성향과 성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정서적인 공감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살면서 정말 필요한 것은 인지적 공감 능력일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환경에 사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은 더불어 살아가는데 남을 배척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차별과 구분 짓는 걸 좋아하는 요즘 시대에 특히나 그렇다.
공감 피로
정서적 공감 능력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은 사람 관계에서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너무 크게 동요되기 때문에 오히려 삶을 사는데 더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때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외면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수많은 자극들에 깊이 관여되고 자신이 겪는 것처럼 늘 경험한다면 그 사람의 마음과 신경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실제로 과공감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물론 누군가의 기쁨이나 행복도 더 크게 받아들여 좋을 때도 있지만, 상대방이 슬픔이나 고통을 겪는다면 자신 역시 비슷한 강도로 느끼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과공감 증후군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감력이 높으면 쉽게 피로해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타인의 마음과 감정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조절하면서 그들을 직접 도와주는 행동으로 방향을 전환시킬 수는 없을까. 같은 감정을 공유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나 위로가 될 때가 많지만, 가끔은 그것이 지나쳐 함께 우울의 늪에 빠질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것을 행위적 공감 능력이라고 따로 구분 짓기도 하지만, 이게 가능하려면 정서적 공감 이외에도 인지적 공감과 감정 조절의 능력 등 복합적인 것들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읽고 있는 마음 챙김 명상에 관한 책에서는 이러한 공감 피로를 긍정적 조치로 전환하는 힘을 자비에서 찾는다. 단순히 정서적 공감만 한다면 상대의 고통에 대해 이해하고 함께 고통을 느끼는 부정적 기운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공감 반응을 자비로 가는 관문으로 활용한다면 타인의 고통에만 집중하는 대신 그 사람에게 느끼는 사랑과 염려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뇌의 보상센터를 자극하면서 공감으로 인한 고통과 피로를 상쇄시키거나 유발하지 않고서 직접적으로 누군가의 괴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행동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부정적 기운이 긍정적 기운으로 바뀌는 것이다. 인간이 지닌 공감 능력의 힘은 자비와 연결(전환)된다면 제대로 발휘된다.
공감 능력을 공감 피로의 상태로 남겨두기엔 소중한 자원이다. 공감력이 다른 사람을 돕고 그의 괴로움을 덜어주고 싶은 욕구(자비)와 이어진다면 이 소중한 자원이 보다 긍정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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