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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행자/정신 및 마음건강

일상에서 의미만들기

by 마음 여행자 2022. 4. 21.

 

 

금쪽상담소-송민호-출연-스크린샷
금쪽상담소-송민호-출연-스크린샷

 

 

말 못 할 고민, 털어놓을 곳이 없다

 

예술적, 음악적으로 인정받고 예능에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줬던 위너 송민호는 인생에서 가장 성공하고 빛나는 시기에 가장 고통스럽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어쩌면 모든 사람들에게 비친 그의 성공적인 이미지가 스스로에게는 올가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 내면의 어려움이나 힘듦, 고민거리를 쉽사리 꺼내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배부른 소리'한다는 말을 들을까 봐 '털어놓고 싶었는데,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는데, 순간 그의 속앓이가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그는 홀로 공허감과 외로움을 참았고, 한편으론 누가 봐도 행복해야 하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할까 하는 자책과 자괴감의 수렁에 빠졌을 것이다.

 

그는 밥을 먹고 티브이를 보고 잠을 자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생활조차 자신에게는 힘든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그의 인생에서 의미 있는 대상,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대상은 없다. 우리는 '이 의미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리고 이 사람이 주는 어떠한 피드백이나 영향력(마음의 채움)이 있고 없음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이 부분이 빈약하고 부족했던 그는 성공하면 할수록 오히려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말하지 못하는 고통과 마음의 공허함이 더 커져갔던 것이다. 어린 나이부터 가족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송민호에게 있어 가족이란, 소중하지만 마음껏 쉴 수 있는 의지나 안식처는 아니었다. 그에게 가족은 자신이 지켜야 할 책임의 대상일 뿐 기대거나 말 못 할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을 공간은 아니었던 것이다.

 

어쩌면 송민호가 음악을 넘어 그림이라는 창작 활동까지 열정적으로 넓히는 데는 말 못 할 고민을 털어놓을 의미 있는 대상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감당할 수 없는 공허함과 인생의 무의미함 속에서 절박하게 붙들어줄 그 무언가가 송민호에게 예술과 창작 활동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그가 평범한 일상의 영역에서 편하게 쉬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 

 

 

 

 

 

과도한 창작 활동과 성취가 독이 된 것은 아닐까

 

우리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창작하고 어떤 예술적인 창작활동을 할 때, 혹은 어떤 집중이 필요한 다양한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인간의 행동 · 감정 · 충동에 굉장한 영향을 준다. 이렇게 대뇌 안에서 도파민이 활성화되면 내인성 오피오이드라는 물질도 분비되는데, 내인성 오피오이드란 몸에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마약과 비슷한 물질로 고통을 줄이고 쾌락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우리는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도파민의 물질 분비가 서서히 줄어들고, 흥분과 쾌락 상태에서 벗어나며 안정적인 상태를 갖게 된다. 그러나 송민호의 경우, 다양한 창작 활동에 몰두하다가 그만둘 때 도파민이 급작스럽게 뚝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렇게 신경의학적으로 바라본 송민호는 자신의 예술적 창작 활동과 대중적인 인기를 모두 성취하며 성공 과도를 달리는 과정이 곧 도파민과 오피오이드의 과다한 분비에 조금씩 중독되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가 평범한 일상조차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하는 이유는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주는 쾌락이 없는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데서도 볼 수 있다.

 

 

 

 

 

두려움의 원인

 

높아지는 인기와 성취는 높은 도파민의 중독 상태를 야기했고, 가족이나 말 못 할 고민을 털어놓을 의미 있는 대상이 없는 것 또한 그가 창작 활동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의 MMPI에서 예술과 창작에 의미부여를 많이 부여하는 성향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사는 게 즐겁지 않고 창작 이외의 일상에서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그는 일상의 영역에서 편히 쉬는 것을 두려워한다. 끊임없이 예술과 창작 활동으로 돌아가려는 이유는 일상 영역에서의 무의미함과 공허함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것이 송민호의 두려움 원인으로 짐작된다. 그는 쉴 때조차 영감과 창작에 대한 끊임없는 압박감과 초조함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통해 오래도록 인정받고 싶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그의 욕심과 열망 또한 되려 창조적 영감이 떨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이 되었다. 위너 송민호의 성공과 인기에는 명백한 어둠이 존재했다. 성공과 인기라는 빛은 그에게 내밀한 마음의 어려움을 털어놓지 못하게 했던 장애물이었고, 쉼 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한 어두운 이면이다. 대중적인 인기와 사회적 성공을 이룬 공인이나 유명인들이 토로하는 심리적 불안과 초조함은 우리와 다른 특별한 무엇이 아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마음을 풀어놓고 공감받고 이해받고 싶어 한다.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마음의 병과 공허함이 깊어진다. 그리고 자신의 이룬 성과와 성취에 대해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과 두려움도 똑같다. 다만 많은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과 인기가 큰 연예인들은 그렇지 않을 때 겪는 감정의 낙차가 훨씬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연예인들이 심각한 우울이나 양극성 장애(울증과 조증), 공황장애 같은 괴로움과 불안을 호소하며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자극적인 대체물을 찾기도 한다. 

 

 

 

쉼과 휴식에서 의미 발견하기

 

송민호는 음악이란 영역을 넘어 현재는 그림을 그리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다. 송민호는 그림을 배워본 적도 없지만 타고난 감각으로 벌써 유명 전시회를 몇 차례 열었으며 송민호의 그림은 높은 가격으로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가 얘기한 것처럼, 365일 24시간 창조적일 수는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뇌는 쉴세 없는 정보과 자극들로 망가져서 자신이 좋아하는 창작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번아웃과 무력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더 좋은 창작의 희열과 즐거움을 맛보기 위한 쉼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나 오래도록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창작과 일상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오로지 예술과 창작 활동만을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방법으로 여긴다면, 그는 자신이 만든 굴레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가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법은 창작 영역 이외의 삶의 다른 영역 이를테면 일상이나 사람과의 소통, 편안한 휴식, 일상의 즐거움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그럴 수 있을 때 창작 활동에서의 집중도나 창의성도 효율적으로 사용될 테고 보다 다양한 영감들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작 이외에는 인생의 어떤 의미도 없다고 느끼는 지금까지의 송민호가 이번 오은영 박사의 진단과 조언을 통해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한 예술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인생에서의 '의미'를 어떤 단 한 가지로 매어 두고 강박적인 집착을 갖는 연유는 그만큼 그가 인생에서 무의미함을 느끼게 하는 고통이나 슬픔을 겪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의미와 무의미의 구분과 경계가 유연해진다는 건 예술과 창작 영역에 있어서도 좋은 일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인생의 행복과 의미를 자주, 많이 느끼는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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