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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여행자/정신 및 마음건강

강한 책임감이 만든 성취지향적 성향

by 마음 여행자 2022. 5. 6.

 

 

 

 

성취지향적인 사람과 번아웃

안무가이자 프라우드먼의 멤버인 모니카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했다. 사람의 성향을 안정지향적인 사람과 성취지향적 사람으로 구분한다면 그녀는 성취지향적 성향이 매우 강한 사람이다. 팀의 리더로, 학원의 원장으로도 일하고 있는 그녀는 성취지향적 리더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떤 사람이 안정지향적인지 성취지향적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그 사람이 행동 동기가 성취가 지배적인지 안정지향적 성격이 더 지배적인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겉보기에 열심히 일하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장하면, 이들이 열심히 일하는 행동의 동기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지적이나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일 수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더 높이 있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고 안정지향적 사람이 안 좋고, 성취지향적 사람이 좋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취지향적 성향은 주로 개인의 독립과 성취를 중요시하는 미국권에서 많고 집단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동양권에서는 안정지향적 성향이 더 강하다고 한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리더로서의 그녀의 모습은 굉장한 성취지향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성취지향적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달리고 성과를 달성하는데서 자기 행복감과 자긍심을 갖는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우선 순위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의 달성 유무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존중을 다소 간과하기 쉽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좋아해 주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성취지향적 리더의 단점이다.

 

 

실제로 그녀는 공연을 준비하거나 무대에 연습을 할 때 극도로 긴장하고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들의 독려에도 건드리지 말라고 밀쳐내기도 한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자신이 맡은 일을 실수 없이 완벽히 수행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동료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녀의 행동 동기는 성취지향과 관계를 더 중시하는 안정지향적 성향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지만, 성취지향적 성격이 조금 더 지배적이다. 그녀는 성취지향적 리더의 장단점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결국 조직이나 집단의 발전이나 성취를 위한 것이라면 이 같은 성향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목표 달성에 지나치게 몰입되는 나머지 관계에서 상처를 내거나 일 자체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는다면 이것은 단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취지향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고자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일반적인 스트레스 수치를 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몸이 쉬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도 목표를 이뤄내야만 한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신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관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매우 엄격해서 몸과 마음이 자주 아프다. 자기 몸이 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수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쥐어짜 내서 자주 번아웃을 경험한다.

 

 

 

그녀는 휴식을 취할 때도 노력한다고 한다. 오늘은 쉬기로 약속했으니 그것을 지키기 위해 휴식조차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일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일이 전혀 없는 시간에도 제대로 된 휴식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번아웃이 오기 전에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외면하다가 몸의 강제 종료인 벗아웃을 당해야만 이들은 그때서야 강제 휴식을 하는 셈이다. 그녀가 번아웃에서 회복되는 기간은 프로젝트의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1-2주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심할 때는 번아웃 회복기간이 몇 달간 이어질 때도 있다고 하니 심각한 상태임은 확실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기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심한 무력감과 우울증을 경험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몸이 보내오는 신호를 잘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무시하지 않고 사소하다고 느끼는 신호에도 주의를 갖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니카가 보이는 성취지향적 성향은 도가 지나쳐 보인다. 그녀는 왜 그렇게 성취에 매달리게 되었을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된 모니카

 

어떻게 보면 그녀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의 특징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의 특징은 대체로 일로 인해 남들보다 더 큰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는다. 책임감이 중요한 이유는 어른의 한 자질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특히 조직이나 집단을 이끄는 리더에게 있어서는 더 중요한 태도다. 리더로서 책임감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맡아야 할 대상이 자기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짊어지는 책임의 대상은 조직을 구성하는 각 동료들과 집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조율하고 이끌어나가기 위해선 높은 책임감이 요구된다. 그러나 그녀에겐 조직 리더로서의 책임감 외에 조금 다른 성격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꼭 리더라는 역할에서 오는 책임감이 아니라, 그녀가 지금까지 이끌어온 개인 삶의 동력이 어떻게 보면 책임감에서 나오는 듯하다. 그녀의 모든 행동과 의식의 밑바닥에는 책임감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니카 인생에서 책임감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태도, 즉 약속이나 목표를 지키기 위해 가혹하게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는 강한 책임감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그녀는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 이외에도 그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적어도 경제적으로 힘들게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리고 외동딸인 그녀의 유일한 가족 어머니에 대한 책임의식이 무척 강했다. 아버지는 늦은 나이에서야 모니카를 낳았고,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연로하신 아버지는 항상 투병 생활을 하는 모습밖에 지켜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녀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 그리고 홀로 모니카를 책임지고 키워내야 했을 어머니의 감내와 희생에 대해 그녀는 무척 큰 미안함과 고마움을 갖고 있었다. 희생만 해오신 어머니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그녀에게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무게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어머니의 보살핌과 희생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너무 컸던 나머지 아버지 혹은 부모님에게 받을 수 없었던 사랑 혹은 응석들은 마음 깊이 접어두었을 것이다. 일찍 철이 들고 성숙한 듯 보여도 그녀 내면에 자리한 외로움은 혼자만 느끼고 간직했으리라 짐작된다. 어린아이의 자연스러운 본능이 채 충족되지 못한 채 성장했던 그녀의 내면 안에는 외로움이 존재했다. 부모로부터 받았어야 할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 때, 마음의 공백이란 게 생기기 마련이다.

 

 

그 공백은 바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이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아픈 아버지에게 사랑이나 관심을 요구할 수는 없었고 그렇게 떠나보낸 아버지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사랑받지 못한 외로움이 항상 마음엔 남아있었다. 그리고 홀로 자신을 키워내야 했던 어머니에게도 쉽사리 자신의 결핍을 꺼내놓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은 성장 과정 중에 어떤 형태로든 나타났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등교를 하지 않고 볕이 잘 드는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는 모니카의 말이 인상 깊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의 희생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그 뒤에 꺼내놓을 수 없었던 자신의 외로움을 느끼며 아련한 슬픔을 느끼지 않았을까. 이후 그녀의 인생은 어머니에 대한 책임감의 형태로 삶의 방식을 가져가면서 조금씩 성취지향적인 성향이 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책임감은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삶의 태도로 자리 잡았다.

 

 

책임감은 지금의 성취지향적 성향과 번아웃 문제로 연결되며, 더 나아가서는 내면에 자리한 사랑의 공백을 스스로 달래는 방식이자 소중한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자신만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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