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 여행자/정신 및 마음건강

불안이 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by 마음 여행자 2022. 6. 21.

불안이 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이번 칼럼에서는 불안이 일으키는 신체적 증상 이외에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룰 것이다. 만약 불안 장애를 진단받고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불안이 얼마나 신체 건강에 영향을 주는지는 알 것이다. 자율신경계의 부조화, 호르몬 과다분비 혹은 불균형으로 인한 여러 내장 기관들의 기능 이상이 야기하는 소화장애, 역류성 식도염, 호흡곤란, 심장박동 증가, 현기증, 어지러움, 근육의 과다 수축으로 인한 어깨와 목의 통증, 심한 두통 등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불안감이 뇌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모를 것이다. 편도체 뇌는 흔히 파충류 뇌라고 불리며 불안이 일어나는 진원지다. 감정과 기분을 다루는 뇌의 부분인 변연계에 위치한 작은 아몬드 모양의 구조다. 뇌 영역 중 편도체는 진화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곳이며 공포, 불안, 성행위, 등 생존의 가장 원초적인 기능을 결정짓는 역할을 했다. 그만큼 진화의 역사에서 생존력을 높이는데 많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가장 많이 겪는 정신질환은 바로 불안 장애다. 불안은 아주 먼 과거에는 유용했을지 모르나 현대에는 삶의 많은 불편함을 일으키는 대상 중 하나다. 위협을 감지하고 대응하는데 지나친 활성화, 동시에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다른 뇌 부분의 활동 방해 등. 이 글은 불안이 무엇인지 다시 간략이 짚어보며 뇌에 미치는 몇 가지 주요 영향에 대해 다룬다.

 

스트레스 호르몬 과다 분출, 전전두엽 두피질 기능 이상

불안은 스트레스가 아니다. 스트레스는 불안이 울리는 경고음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반응이다. 불안은 보통 강렬하고, 과도하며, 지속적인 걱정과 두려움으로 나타난다. 어느 정도의 불안은 당연히 정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친 불안, 불안 장애다. 우리가 불안감을 느낄 때, 우리 몸은 비상이 걸리게 되고 뇌는 전투태세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한다. 바로 뇌의 중앙 신경계에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출하면서 무언가 생명에 위협되는 무서운 일이 일어나려 한다고 말한다. 위험에 신속하고 민첩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몸의 감각을 날카롭게 하고 반사신경을 더 빠르게 만든다. 불안하지 않는 뇌에서는 위험이 사라지면 교감 신경계가 우리를 진정시킨다. 하지만 불안에 시달리는 뇌에서는 그 평온함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출시키기 때문이다. 과도한 양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계속해서 뇌에 범람하면 우리의 기본 불안 수준은 증가된다. 기본 불안 수준이 증가되면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하고 가벼운 불안도 중간 정도의 불안감으로 바뀐다. 적당한 긴장감은 약간 더 심해지고 압도적이며 정기적으로 긴장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만약 뇌가 불안감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그 뇌는 기준 불안 수준이 심각해져 이성적인 사고 기능을 저하시킨다. 공황 장애, 공황 발작은 극도의 불안에 압도당해 인지적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분이 마비되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보여준다. 그렇지 않고 중간이나 심각 수준의 불안감이라면, 정량적 뇌파(QEEG)라고 불리는 뇌 지도는 우측 뇌엽에 많은 양의 높은 베타 뇌파를 보여줄 것이다. 불안은 스스로 인지하지 않고 조절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악화되는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불안은 편도체와 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을 약화시켜 뇌가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편도체가 뇌에 위험을 경고할 때, 전전두엽 두피질(PFC)은 함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반응으로 대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불안하지 않은 뇌에서 PFC은 편도체가 경보를 보낼 때 이성적으로 반응한다. 불행히도 이 과정은 불안한 뇌에서 똑같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 대신 편도체가 PFC에게 위험을 경고하면 둘 사이 연결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뇌의 이성적 문제 해결 능력이 발휘되지 않고 비이성적인 생각과 불규칙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민성 편도체와 거짓 정보, 해마 수축과 부정적 기억 강화

불안이 뇌에 미치는 또 다른 영향은 뇌를 위협에 대해 지나치게 활동적으로 만든다. 우리가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때, 편도체는 더 커진다. 편도체는 위험이나 위협을 경계하는 뇌의 파수꾼 역할을 한다. 위협을 사전에 감지해서 시상하부로 경고 신로를 보내고 이것은 투쟁(싸움)이나 도피(도주) 반응을 유발한다. 불안한 뇌에서는 편도체가 크고 과민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잉 반응, 과잉보호를 자주 하게 되어 사실이 아닌 거짓 정보들을 보내기도 한다. 과민성 편도체가 되면,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 정보를 더 자주 보내서 위협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왜곡한다.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협과 불안감을 더 자주 느끼는 이유다. 불안이 뇌에 미치는 네 번째 주요 영향은 불안은 부정적인 기억을 유지하도록 뇌를 훈련시킨다. 많은 불안을 겪어내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해마라는 부위를 수축시킨다. 해마는 장기적이고 문맥적인 기억을 처리하는 뇌의 부분인데, 이 해마가 줄어들면 뇌가 기억을 잘 저장하고 유지하는 기능이 저하된다. 대신에 불안은 해마를 속여서 불안과 관련된 기억들은 저장되고 기억하기에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즉 불안은 해마를 수축시켜 불안과 관련된 부정적 기억들 위주로 기억을 저장하고 유지하게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오래된 기억들은 불안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불안은 우리의 뇌가 실패, 위협, 위험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도록 한다. 성공이나 성취, 안전이나 행복과 같은 기분 좋은 기억들은 뇌의 깊은 곳에 묻히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