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희열, 잇단 표절논란에 결국 스케치북 하차

by 마음 여행자 2022. 7. 20.

 

나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다. 그저 그의 음악을 오래 들어왔고 사랑했던 한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이 글은 편애적임을 밝힌다.

 

 

유희열유희열

 

 

유희열

 

 

 

 

표절 논란의 시발점과 유희열-류이치 사카모토의 입장문

 

유희열

이번 유희열씨 표절 논란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유희열이라는 사람과 유희열의 모든 곡들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마 오랜 기간 동안 유희열과 그의 음악을 좋아해 준 많은 팬들 역시 비슷한 심정일 거라 생각한다. 표절 의혹이 된 '아주 사적인 밤'은 지난해 9월에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2번 트랙에 수록된 곡이었다.

 

유희열유희열
유희열유희열

 

유희열

 

 

그런데 몇 달 뒤 sns에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 노래가 일본의 피아니스트이자 영화음악 거장인 류이치 사카모토의 1999년 발매작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주장이었다.

 

유희열

 

지난달 14일 sns를 통해 유희열은 해당 표절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검토 결과 자신의 노래가 '아쿠아'와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동의하며, 이는 평소 류이치 사카모토를 존경하는 뮤지션으로서 긴 시간 가장 영향받았던 터라 무의식 중에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된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창작 당시에는 자신의 순수 창작물로 여겼으나 두 곡의 유사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충분하고 엄격하게 검토하지 않은 자신의 불찰로 모든 잘못을 돌렸다.

 

유희열
아주 사적인 밤과 Aqua 표절 논란에 대한 유희열씨의 첫 입장문

 

 

이런 유희열씨의 공식적인 사과문 뒤에 같은 달 20일 류이치 사카모토도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유희열유희열

 

 

유희열

 

 

류이치 사카모토 역시도 유희열씨가 말한 대로 두 곡의 유사성은 보이지만 'Aqua'의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할 정도는 아니며, 이러한 표절논란은 전 세계에서 팬들로부터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그리고 아티스트가 다른 아티스트의 작품에 영향받는 건 당연한 말이라고 말하며, 이런 논란이 확산되지 않았으면 하고 유희열씨의 새로운 앨범이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말도 덧붙였다.

 

 

유희열
류이치 사카모토 입장문

 

사카모토의 글에서 그는 전 세계 팬들로부터 이런 클레임과 유사한 제보를 많이 받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번 역시 표절 소식 접하고 자신과 직원들은 즉시 두 곡의 유사성을 검토했지만 음악적 분석 과정에서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희열
원곡자 류이치 사카모토 입장문에 이은 유희열씨의 답신과 입장

 

이렇게 원곡자 당사자가 직접 유사성은 있지만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문제가 있었다면 표절 논란 이후 유희열씨의 입장 태도가 지나치게 겸손했다는 것뿐이다. 18일 트위터를 통해 대중음악평론가 정민재씨가 올린 글에서처럼 원곡자가 확인한 사안을 가지고 제 3자가 왈가왈부할 것도 아니며 의미도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유희열

 

 

 

 

유희열과 원곡자 사카모토의 입장 발표에도 늘어나는 표절의혹 

 

원곡자가 문제를 제기했다면 모를까 그가 직접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희열씨의 표절논란은 점점 불거지기만 했다. 다른 음악평론가와 음악인은 물론이고 개인 유투버들까지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듯하다.

 

유희열

 

다른 곡들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전 곡들까지 표절 의혹들이 늘어났다. 마침내 그가 13년 넘게 진행해오던 프로그램 하차 요구까지 이어졌고, 결국 유희열씨는 19일 마지막 녹화를 끝으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유희열유희열
잇단 표절 의혹들에 대한 유희열씨 마지막 입장문과 스케치북 하차 의사

 

유희열유희열
유희열유희열유희열

 

 

핵심 쟁점은 메인 테마의 유사성, 즉 진행방식의 유사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친다고 표절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메인 테마가 비슷하다는 것이 어떻게 표절이라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자신의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혹은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

 

유희열

 

 

더군다나 해당 원곡자와 직원들이 문제를 검토했고 유사성은 확인되지만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는데도 표절의혹이 커졌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부디 이번 일로 유희열씨가 자신의 음악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길 바란다. 여전히 유희열씨와 유희열이 만든 노래들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행과 강박에서 벗어나길 (조금 다른 시각의 기사 발췌)

 

유희열씨는 과거 라디오 방송에서 여러 번 류이치 사카모토를 제일 존경했으며 학생처럼 그의 음악을 공부하며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그런 상황이 돼버렸다. 90년대 음악 작곡을 시작한 유희열은 '레퍼런스'가 관대한 시대였다. 당시에는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일종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내가 듣기에 비슷한데라고 하면, 그냥 다 표절이 된다. "모든 예술은 기존 창작물의 영향을 받는다"는 류이치의 말도, 지금의 청중 앞에선 통하지 않는다. 1990년대는 팝 같다는 말은 최고의 극찬이었고 어쩌면 그는 그런 음악을 한국식으로 들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유희열 스스로도 토이 앨범을 장르의 총전시장이라고 말한 만큼, 그는 클리셰라는 것들을 해체하고 조합하고 재구성했다. 그러한 장르적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었다.

 

유희열

 

 

세계적인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도 완전한 순수 창작은 어렵다고 말한다. 영감을 받고, 영향을 받고, 그 사이에 조금의 독창성만 가미해도 훌륭하다고 고백했다. 류이치의 이 말이 그에게 위안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엄격히 말해 레퍼런스의 시대에 통용 가능한 말이다. 지금 시대, 이번 논란의 해답은 아니다. 유희열의 작업 방식은 예전 시대의 관행일 뿐, 답습할 명분은 되지 않는다.

 

당연히 대중의 여유도 필요하다. 2022년의 잣대로 그때의 유희열 음악 전체를 매도할 수 없다. 시대적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2~3마디 클리셰를 표절의 증거로 삼아선 안 된다. 또한 그가 다시 해야 할 것은, 관행과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귀에 박히지 않더라도 그의 철학이 담겨 있으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대중은 유희열을 좋아했다.

댓글